재진은 눈이 휘둥그래서 집안으로 들어간다.
재진 : “지연이 왜 저래? 막 달려가는데?”
동운 : “고백했어. 좋아한다고..”
재진 : “뭐? 너 지연이 상처주는 일 안한다며?”
동운 : “나도 모르게.. 말해 버렸어..”
재진 : “….”
재진은 사온 콜라를 컵에 따르지도 않은 채 벌컥벌컥 마셨다.
집으로 들어온 지연이는 아직도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.
지연 : “아…. 내가 잠결에 헛소리를 들은건가? 이놈이 심장이 왜 이렇게 쿵쾅쿵쾅 뛰는거야?”
지연은 진정하기 위해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.
그리고는 가만히 쇼파에 앉아서 생각했다.
지연 : “분명히 듣긴 들었는데….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런말을 하는거지? 아냐, 생각해보니 내가 졸아서 잘못 들은거같아.”
과거. 지연이 초등학교 6학년때.
동운이가 반 친구에게 맞고 있다.
철호 : “너 용돈 안받았어? 내가 하루 만원씩 가져오랬잖아!”
동운 : “없어.. 부모님이 외가댁 가셔서…”
철호: “그럼 훔쳐서라도 가져왔어야 할거 아냐~. 약속은 지켜야지.”
동운 : ..
동운은 운다.
지연 : “야, 박철호! 너 나랑 주번인거 까먹었어? 빨리 물걸레 빨아와.”
철호 : “나 바쁜거 몰라? 니가 해”
지연이 와서 철호 머리를 잡아 당긴다.
철호 : “아- 악! 이 계집애가…”
지연 : “내가 계집인거 맞고, 니가 주번인것도 맞거든? 삥을 뜯건 말건 내 상관은 아닌데, 니 할일은 하고 해라.”
철호 : “너 운 좋았다. 내일은 꼭 챙겨와라. 오늘꺼랑 합쳐서 이만원이다.”
동운은 지연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.
현재.
지연이 업체 사람들과 회사 로비 테이블에서 만나고 있다.
업주 : “지연씨 그림 좋다고 다들 지연씨만 찾아요.”
지연 : “일 줄때만 그런말 하죠. 일 들어가면 또 피드백 잔뜩 주실거면서, 피드백은 좋은데 컨셉 좀 바꾸지 마세요.”
업주 : “하..하..하.. 지연씨 너무 솔직하셔서 좋아한다니깐~ 컨셉바꾸는일 없도록 제가 단단히 일러두겠습니다. “
지연 : “더 없으면 일어날게요. 오늘 주신 거 시간안에 끝내려면 당장 가서 시작해야겠네요.”
업주 : “네~.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.”
지연은 들어오는 길에 동운과 만난다. 갑자기 다리가 멈춰서 움직이질 않는 지연.
동운 : “어디 갔다와?”
지연 : “응.. 일 받아오는길이야. 넌 어디 나가나봐?”
동운 : “아니, 그냥 답답해서 동네 산책.”
지연 : “그.. 그래. 그럼 산책 잘해”
동운 : “같이 할래..? 산책”
지연 : “아… 안돼. 나 빨리 일해야되”
동운 : “할말도 있는데… “
지연은 동운과 같이 걷는다.
동운 : “어제 한말…..”
지연 : “좋아.”
동운 : “응?”
지연 : “나도 너 좋다구”
지연 : “나 먼저 들어가볼게.”
지연은 멋쩍은듯 오피스텔로 들어갔다.
동운은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있다. 재진은 퇴근하고 돌아오는길에 멍하니 서있는 동운을 발견한다.
재진 : “뭐해?”
동운 : “좋대”
동운은 아직도 멍한 모습으로 허공을 보면서 말한다.
재진 : “뭐?”
동운 : “지연이도 내가 좋대”
재진 : “뭐어!?”
동운은 멍한모습으로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간다. 재진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한다.
지연의 집.
지연 : “내가 뭐라고 말한거지?! 내가 미쳤나..?”
지연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속에서 나오는 말이 아닌, 가슴속에서 나오는 말을 해서 어쩔줄을 몰라한다. 일거리를 책상에 올려놓고서 펜을 잡고 있지만 아직도 쿵쾅거리는 가슴 때문에 일을 시작하지 못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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